'앙큼한' 이민정·주상욱은 유쾌…신선함은 글쎄 [夜TV]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첫날부터 2회 연속 방송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MBC 새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 배우 주상욱과 이민정이 3년의 시간대를 오가는 호연을 펼친 가운데, 몇몇 진부한 설정은 아쉬움을 남겼다.

27일 밤 연속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 1·2회에서는 3년 전 이혼한 부부 차정우(주상욱)와 나애라(이민정)가 재벌남과 억척녀의 모습으로 재회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아버지의 거듭된 사업실패를 지켜 본 나애라는 기술고시를 준비하며 안정적인 미래를 꿈꾸는 차정우와 결혼에 골인했다. 하지만 결혼 후 차정우는 안정적인 회사에 사표를 내고 벤처 창업을 하겠다고 선언 했고, 아르바이트로 남편을 지원하던 나애라는 생활고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이혼을 결심했다. 영원히 함께 행복할 것 같던 차정우와 나애라의 짧은 결혼은 그렇게 끝이 났다.

그리고 3년 뒤, 두 사람의 모습은 달라져있었다. 나애라는 친구의 집에 얹혀 근근이 빚을 갚으며 살아가는 신세가 됐지만, 차정우는 벤처 사업의 성공으로 1조 원대 기업을 이끄는 재벌이 된 상태였다.

이런 두 사람이 재회한 곳은 경찰서였다. 차정우의 성공이 분한 나애라는 포장마차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다 취객들과 시비를 벌였고, 친구의 전화를 받은 차정우는 경찰서에서 그녀를 구해냈다.

이후 나애라의 행색이 마음에 걸렸던 차정우는 이혼 당시 주지 못한 위자료를 건네며 "다시는 위자료 핑계로 나한테 연락하지 마. 내 인생에서 꺼져달라고"라고 냉정한 말을 전했다. 잠시나마 차정우와의 재결합을 꿈꿨던 나애라는 "반드시 부셔버릴거야"라며 복수심을 키웠다.

연애와 결혼, 이혼과 재회가 2시간 동안 속도감 있게 펼쳐진 1, 2회에서 주연배우 주상욱과 이민정은 촌스러운 고시생 분장부터, SBS '짝'을 패러디한 '짝꿍' 속 돌싱도전자, 포장마차서 인사불성이 된 취객까지 망가지는 다양한 역할을 인상적으로 소화해 극 초반부의 흥미를 더했다.

반면, 차정우의 성공과 나애라의 몰락을 대조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해서 등장한 부잣집 딸의 애정공세, 여주인공에게 민폐만 끼치는 오빠, 꽃뱀으로 오해받아 직장을 잃는 여주인공 등의 설정은 다소 진부하고 전형적인 것이어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외계인과 협객이 함께 경쟁을 벌이는 치열한 수목 안방극장에서 '앙큼한 돌싱녀'는 이렇듯 유쾌함이라는 강점과 약간의 아쉬움을 가지고 첫 발을 내딛었다.

[배우 이민정(첫 번째 왼쪽)과 주상욱.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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