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담양군] 서늘한 대숲의 맛, 담양 죽순

전남 담양은 대나무의 고장이다. 4월부터 6월까지 죽순이 나온다. 대숲이 서늘한 기운을 가지고 있어 맛이 깨끗하다.

한반도에서 자라는 대나무는 왕죽(왕대), 맹종죽(죽순대), 분죽(솜대), 오죽, 해장죽(시누대), 조릿대 등이다. 키가 작은 오죽, 해장죽, 조릿대의 어린 줄기는 먹지 않으며, 왕죽, 맹종죽, 분죽의 어린 줄기를 죽순이라 하여 먹는다.

맹종죽이 가장 크게 자라며 죽순이 굵다. 경남 거제 등에서 많이 나며 4월 초순이면 나온다. 맹종죽의 죽순은 육질이 두툼하다. 썰어 놓으면 모양은 좋으나 약간 질기다.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는 분죽의 죽순, 6월 중순부터 말까지는 왕죽의 죽순이 나온다. 분죽과 왕죽의 죽순은 맹종죽에 비해 가늘며 길쭉하다. 이 분죽과 왕죽의 죽순이 부드럽고 아삭거림이 좋아 맛으로는 이를 더 친다.

담양에는 분죽과 왕죽이 대부분이다. 맹종죽은 10퍼센트 정도 된다. 분죽과 왕죽은 한 대나무밭에서도 엉켜 자라는데, 분죽은 대나무 표면에 하얀 '분'이 피어 있고 왕죽은 꺼뭇꺼뭇한 얼룩이 져 있어 구별이 된다.

죽순은 캐낸 상태에서도 계속 생장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죽순 속의 아미노산과 당류가 급격히 소비되어 맛이 떨어진다. 또 수분도 달아나 식감도 나빠진다. 그래서 죽순은 수확한 후 되도록 빨리, 가능하면 수확 당일에 삶아야 한다. 삶은 후에는 오랜 시간 떫은 맛을 물에 우려내야 먹을 수가 있다.

죽순 음식으로 가장 흔한 것이 죽순회다. 익힌 죽순을 길쭉길쭉하게 채 썰어 초장에 버무린 것이다. 여기에 쇠고기 육회를 더하기도 한다. 죽순은 수확 시기 막바지에 이르면 삶아서 염장을 한다. 그러면 맛이 또 변한다. 그러니 죽순은 제철에 현지에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최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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