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 김수현, '상속자들' 잊게 만드는 외계인의 매력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배우 김수현의 매력이 정점에 달했다.

김수현은 최근 방송 중인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 이하 '별그대')에서 외계인 도민준 역을 맡아 자신의 매력을 한 없이 드러내며 여심을 흔들고 있다.

사실 극 초반 김수현이 이렇게까지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전작인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나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에서 이미 탄탄한 연기력과 독보적인 팬층을 확보했음을 입증했다. 하지만 '별그대'에서는 14년만의 브라운관 컴백이라는 상대역 전지현에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던 것이 사실. 여기에 시청자들 역시 '별그대'의 전작인 '상속자들'의 이민호, 김우빈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김수현은 초반 다른 이들에게 쏠렸던 스포트라이트를 순전히 본인이 가진 매력으로 다시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그는 극중 도민준이라는 외계인 역할을 맡았다. 지구인보다 시력과 청력이 뛰어나고 가끔 시간을 멈출 뿐만 아니라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기도 하는 이 캐릭터는 로맨스물에 최적화돼 있는 동시에 자칫하면 드라마를 민망하게 만들 수도 있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실제로 그동안 외계인이 등장한 몇몇 드라마들은 조잡한 컴퓨터 그래픽과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 때문에 낯 뜨거운 장면을 만들며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별그대' 속 김수현의 외계인 연기는 자연스러움을 넘어 김수현 외에 다른 배우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잘 어울린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는 자연스러운 컴퓨터 그래픽을 위한 제작진의 숨겨진 노력과 장태유 PD의 연출력도 한몫 했겠지만 무엇보다 김수현의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김수현은 코믹한 역할을 담당하는 전지현 옆에서 낮고 차분한 목소리 톤과 쉽게 바뀌지 않는 침착한 표정으로 극의 중심을 잡아줬다. 여기에 도민준이 쓰는 어딘가 낯선 말투도 김수현의 세심한 연기가 돋보이는 포인트였다. 조선시대부터 400년이 넘게 살아왔다는 그의 캐릭터에 걸맞게 극중 도민준의 말투 역시 나이든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어조가 배어있는 것이다.

앞서 장태유 PD는 김수현의 캐스팅을 두고 "이 정도 연기력에 이런 비주얼까지 가지고 있는 배우는 흔치 않다. 김수현이 이 작품을 안한다고 했다면 엎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맡은 역할에 정말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장태유 PD의 호언장담처럼 김수현은 '별그대'에서 대체할 수 없는 매력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또 한 번 여심을 흔들고 있다.

[배우 김수현.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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