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환영 사장 "KBS 창사이래 재정난 최악, 수신료 인상 불가피"

[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KBS 길환영 사장이 수신료 현실화와 KBS 재정난 상관관계를 밝혔다.

길 사장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KBS 수신료 조정안 기자회견에서 "이사회가 수신료 현실화 안을 의결했다. 월 2500원에 묶여있던 것을 40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이 통과됐다. 이제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국회 승인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신료 인상에 대한 당위성에 대해 "현재 KBS 재원구조는 심각하게 왜곡돼 있다. KBS는 방송법상 수신료로 운영돼야 하지만 정작 전체 재원 가운데 수신료 비중은 40%가 채 되지 않는다. 주 재원은 수신료보다 광고 수입이 오히려 더 많은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공영방송 KBS는 시청률 경쟁에 내몰려 공영성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 공영성을 회복해 KBS가 제대로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서도 수신료 인상은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어 "33년째 수신료가 묶인데다 광고 수입마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KBS는 창사이래 최악의 재정난에 처해있다. 특히 지난해 말 완료된 디지털 전환에는 7천억이 넘는 사업비가 들었으나 다른 나라와는 달리 정부지원이 거의 없어 공영방송의 재정위기를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또 "반면 디지털 전환이후 공영방송 책무는 더 커졌다. 디지털 시대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모든 시청자들이 디지털 복자의 해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왜곡된 재원구조를 바로잡는 문제가 시급한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길 사장은 수신료 인상 후 사회적 약자 배려 프로그램 확대, 장애인을 위한 정보 제공 서비스 강화, 유아 프로그램 강화,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인재 육성지원, 월드 채널을 통한 한류의 확산 등을 공적 책무 확대 계획을 약속하기도 했다.

한편 KBS 이사회는 10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11명의 이사 중 여당 측 이사 7명만 참석한 가운데 7명 전원 찬성으로 월 2500원인 수신료를 40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의결 처리했다. KBS 이사회를 통과한 수신료 조정안은 방송통신위원회와 국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KBS 길환영 사장. 사진 = KBS]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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