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설경구·류승룡·하정우, 후보 아닌 모두가 수상자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배우 류승룡과 설경구, 송강호, 하정우, 황정민. 이들은 국내 영화계를 주름잡는 남자배우들이자 제34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이다.

이들 중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행운을 잡은 사람은 영화 '신세계'에서 열연을 펼친 황정민이었다.

황정민은 조직에 잠입한 언더커버 형사의 이야기를 담은 '신세계'에서 폭력조직의 잔혹하면서도 인간미 있는 보스 정청 역을 맡아 열연,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런 연기력은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으로 이어졌다.

이번 청룡영화상에서 수상자를 가장 예상하기 힘들었던 부문은 바로 남우주연상이었다. 황정민뿐만 아니라 류승룡, 설경구, 송강호, 하정우까지 후보에 오른 5명의 배우들은 뛰어난 연기력을 말하기엔 입이 아플 정도의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부문이었고, 누가 상을 받더라도 논란은 없을만했다. 이는 국내 영화계에서 큰 시상식으로 꼽히는 영화제인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과 대종상영화제에서도 살펴 볼 수 있다.

황정민은 대종상영화제에서 수상을 하진 못했지만, '신세계' 뿐만 아니라 '전설의 주먹'으로도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송강호는 대종상과 영평상에서, 류승룡은 대종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또 영평상에서도 송강호, 하정우, 황정민, 류승룡이 후보자에 이름을 올렸다.

하정우과 설경구는 영화 '더 테러 라이브'와 '소원'이 대종상영화제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아 후보에 오르지 못했을 뿐, 그들의 연기력에 의심을 품는 이는 없다.

류승룡은 '7번방의 선물'에서 6세의 지능을 가졌지만 딸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딸바보 용구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으며, 설경구는 '소원'에서 성폭행을 당한 딸을 가진 아빠의 마음을 애절하게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또 송강호는 '관상'에서 뛰어난 관상가 내경 역을 맡아 재치있는 입담 뿐만 아니라 아들 진형을 생각하는 부성애를 그려냈으며, 하정우는 단독주연 작품 '더 테러 라이브'에서 테러범의 협박을 받는 뉴스 앵커를 완벽하게 소화, 극적 긴장감을 증폭시켜 호평을 이끌어냈다.

올해는 유독 남자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1천만 관객을 동원한 '7번방의 선물'부터 봉준호 감독의 글로벌 프로젝트 '설국열차', 조선시대 관상가의 이야기를 다룬 '관상'까지 900만 관객 이상을 모든 작품들은 남자 배우들의 큰 활약을 보인 작품이었다.

이런 남자 배우들의 활약은 풍성한 남우주연상 후보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대종상영화제처럼 공동수상이 아닌 이상, 이들 중 한명에게 상을 안겨줘야 한다. 청룡영화상의 남우주연상은 황정민에게 돌아갔지만, 수상에 실패했다고 후보자들의 연기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결국 제34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후보는 후보가 아닌, 모두가 수상자인 셈이다.

[제 34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후보 류승룡, 설경구, 황정민, 송강호, 하정우(왼쪽부터).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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