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배수빈, 소름돋는 눈물미소…새로운 악인의 탄생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배우 배수빈이 눈물미소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17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비밀'에서는 비밀을 향해 달려가는 민혁(지성)과 그의 오래된 계획을 알아차린 도훈(배수빈)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극의 긴장감을 더했다.

이 날 도훈은 민혁과 함께 파티에 등장한 유정(황정음)에게 "시키면 몸이라도 팔래"라는 막말로 그를 수치스럽게 하는가 하면, 반쯤 벗겨진 드레스 사이로 커다란 어깨 흉터가 드러나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된 유정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요지부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가운데 가히 압권은 배수빈의 눈물 속 웃음 연기였다. 그는 자신을 위해 모든 인생을 포기했던 유정의 멸시 받는 모습과 민혁의 폭주를 지켜보며 슬픔의 눈물과 자조의 눈물이 뒤섞인 채 입가에 미소 지어 보이며 시청자들을 소름 끼치게 만들었다.

이는 마치 암세포처럼 도시에 위협을 가하는 존재이자 인간이 가진 가장 악한 모습의 집대성이라 불리는 조커 히스레저를 연상케 한다. 패턴이 뻔히 보이는 악역이 아닌, 말 그대로 순수한 절대 악을 연기했던 히스레저와 달리 배수빈은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연민'이라는 키워드를 덧붙여 안도훈 캐릭터에 살을 더했다.

자신의 뺑소니 사고에 대한 증거가 남지 않았을까 전전긍긍 하는 와중에도 민혁에게 "나는 당신과 다르다. 나는 살얼음판을 걸으며 살아온 사람이다. 하지만 당신은 아버지가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며 독기를 내뿜었다.

뿐만 아니라 세연(이다희)에게는 민혁과의 정략결혼을 언급하며 "세연 씨가 원해서 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어디까지나 윗분들 거래 아니냐"며 "나는 상관없다. 문제가 생기더라도 세연 씨가 다치는 일은 없게 하겠다"라며 그녀를 향한 자신의 욕망을 끄집어냈다.

이처럼 배수빈은 안도훈을 연기하면서 그가 가진 연기역량의 최대치를 보여주는 동시에 한층 진보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마치 배수빈이 아니었다면 그 누가 소화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악마본색을 드러낸 배수빈. 사진 = '비밀' 방송화면 캡처]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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