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뒤 안 맞는' 니콜의 애매한 입장정리 [최지예의 에필로그]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걸그룹 카라(박규리, 한승연, 구하라, 강지영, 니콜)의 멤버들이 재계약과 관련한 공식입장을 발표한지 3일만이다. 홀로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니콜이 입장을 전했다. 전체적인 골자는 소속사는 다르더라도 카라로서 활동하고 싶다는 내용이다.

지난 4일 카라의 소속사 DSP미디어(이하 DSP)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정니콜은 DSP와의 재계약 의사가 없음을 밝혀와 오는 1월 예정대로 계약이 만료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속사의 입장은 자연히 니콜의 탈퇴설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 공식 보도자료 배포 당시 DSP 관계자도 “니콜 측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탈퇴라고 보기에 무리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발표는 대중들에게 있어 ‘니콜의 탈퇴’와 다름없게 받아들여졌다. 또 “카라는 일부 멤버가 재계약 없이 이탈하더라도 팀 해체 없이 국내 및 해외 활동에 계속해서 전념해 나갈 예정이다”라는 DSP의 표명이 있었던 만큼 니콜의 재계약 불발은 ‘사실상 탈퇴’였다.

특히, 카라는 1년치 스케줄이 빼곡할 정도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걸그룹인데 멤버들의 거취가 다를 경우,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일례로, 아이돌 그룹 SS501가 이런 경우였는데 지난 2010년 이후 모든 멤버가 포함된 ‘완전체’로서 활동하거나 앨범을 발매하지 못했다. 현재 SS501은 개인 활동 중이거나, 군 복무 중이다. 한 그룹 내 멤버들이 다른 소속사에 소속된 상태에서 원활한 활동을 이어가는 그룹은 국내에서 아이돌 그룹 신화가 유일하다.

더구나, 카라의 경우는 다르다. 멤버들이 각각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 멤버 박규리, 한승연, 구하라가 DSP에 2년 재계약을 완료한 상태. 내년 4월에 계약이 만료되는 강지영은 재계약 여부에 대한 결정을 보류했다. 따라서 향후 최대 4명, 최소 3명의 멤버들이 카라의 이름으로 DSP와 함께하게 될 전망이다. 물론 카라 활동에 대한 니콜의 원활한 협조가 바탕이 되고, 양 측 의견이 합치가 된다면 니콜이 카라로서 활동을 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이후 약 7년간 카라를 키워온 DSP와 재계약이 불발된 마당에 니콜과 DSP와의 ‘협조’와 ‘합의’가 얼마나 잘 이뤄질 지는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6일 트위터를 통해 전해진 니콜의 심경과 입장은 다소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아 더욱 안타깝다. 니콜은 카라 멤버로서 활동하고 싶은 마음과, DSP와 재계약을 하지 않게 된 배경에 대해서 설명했다. 하지만 “카라라는 그룹은 이제 한 명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저도 카라의 멤버로서 카라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여러분들과 카라의 관계자 분들이 저와 달리 불가능한 일이라 하시면 저는 정니콜이라는 한 개인으로 돌아가겠습니다”고 적었다.

이같은 니콜의 입장은 향후 카라로 활동하고 싶다는 것인지, 개인으로서 활동하겠다는 것인지 그 의중을 읽을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건요. 저는 카라 멤버로서 시작했고 마지막도 카라 멤버로서 마무리하고 싶어요”며 카라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던 니콜은 “저는 아직 많은 목표들 갖고 있어요. 그래서 카라 활동에 최선을 다하면서 저를 또 다시 만들기 위해 노력 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저에게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제 개인 소속문제는 제 미래를 위해 투자해 보고 싶어서 DSP와 소속 재계약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라며 개인활동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니콜의 입장을 간추려 보면, 소속사는 다르지만 카라로서 활동을 하며 개인 활동에 대한 준비와 노력도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니콜은 자신의 카라 활동이 팬들, 카라의 관계자들과 의견의 합치가 되지 않는다면 솔로로 활동을 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러한 ‘애매모호한’ 입장은 니콜이 목 놓아 외쳤던 카라 멤버로서의 정체성조차 의심케 한다. 니콜이 소속사는 다르지만 그래도 카라로서 꼭 활동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이든지, 아니면 카라를 탈퇴해서 솔로로서 멋지게 돌아오겠다든지 일관된 입장정리를 해줬으면 한다. 지금은 ‘끝’이 처음보다 중요한 순간이니 말이다.

[걸그룹 카라(아래)의 니콜.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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