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윅스'가 보여준 배우 이준기 활용법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감정연기부터 액션연기까지 배우 이준기의 진가가 한껏 드러난 MBC 새 수목드라마 '투윅스'의 첫 방송이었다.

7일 밤 방송된 '투윅스' 첫 회에서는 의미 없는 삶을 살아가다 자신에게 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그녀를 위한 사투를 시작하는 장태산(이준기)의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이준기는 내일에 대한 꿈도 희망도 없는 삼류건달로 살던 장태산이 딸의 존재를 알고 변화를 겪는 과정을 입체감 있게 소화했다.

딸 서수진(이채미)에 대해 알게 된 후 장태산은 급성백혈병을 앓고 있는 그녀를 위해 골수 검사를 받고, 조용히 병실을 찾아가는 등 부성을 배워가는 모습을 보였다. 또 자신의 골수가 딸의 그것과 일치해 이식수술이 가능하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을 때 순수하게 기뻐하는 장태산의 모습은 불과 30분 전 전파를 탄 철없는 장태산과 다른 인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섬세한 감정 연기로 호평을 받은 데뷔작 영화 '왕의 남자' 이후 이준기는 그동안 어떤 작품에서도 자신의 몫은 해낸다는 신뢰감을 각인시켜 온 배우였다. 또 과거 출연작인 MBC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과 SBS 드라마 '일지매' 등을 통해서 이준기는 액션도, 멜로도 잘하는 배우라는 시청자의 믿음을 얻었다.

하지만 군 복무 후 선택한 첫 번째 작품이었던 지난 해 MBC 드라마 '아랑사또전'은 이준기의 진가를 끌어내기에 아쉬운 작품이었다. 사극과 귀신, 저승사자 등 매력적인 재료는 가득했지만, 일정하지 않은 극의 방향성과 끊어진 감정선으로 작품은 액션과 멜로, 감정연기에 강점을 보이는 이준기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했다.

이제 첫 발을 내딛은 '투윅스'의 첫 장면은 이어질 방송분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할 장태산의 탈주 장면을 짧게 축약한 교통사고 액션신이었다. 중반부는 딸을 만나 미묘하게 변해가는 장태산의 감정이 표현됐고, 후반부에는 딸을 살려야하는 책임감을 가진 상태에서 살인의 누명을 쓰고 황망해하는 그의 표정이 담겼다.

'투윅스' 첫 회는 앞으로 펼쳐질 이준기의 다채로운 변신을 위한 맛보기였다. 모처럼 자신의 물을 만난 이준기의 '투윅스'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배우 이준기.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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