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대회도 감동과 인간승리가…알코올 중독에 팔 없는 출전자

[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지성과 아름다움만 찾는 미인대회는 이제 과거의 것이 될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미스코리아를 비롯해 각 지역별로 수 많은 미인대회가 있지만, 다수가 시각적인 미모만을 볼 뿐, 당초 주장하는 지성은 찾아보기 힘든게 현실이다.

올해 미스코리아 지역예선에 출전한 한 지원자는 미스 춘향을 비롯해 국내 다수의 미인대회에 출전한 인물로 알려진바 있다. 이뿐 만 아니라 서울 진에 발탁된 곽가현 또한 과거 배우로 활동한 전력이 화제가 됐다.

실제로 각종 지방 미인대회나 미스코리아 출전자를 보면 연극영화과 등에 재학 중인 이들이 다수다. 이렇게 선발된 미인대회 우승자는 그냥 ‘미모’만 뽐내면서 한 해를 보내고 왕관을 다음 선발자에게 주고 나면 과거의 인물이 되고 만다.

하지만 최근 북미 지역에서 열리는 미인대회 선발자를 보면 그야말로 모두에게 귀감이 될 만한 이들이 속속 발탁되면서 감동을 주고 있다. 국내에서는 따로 그들만의 대회를 벌이는 장애우까지 미인대회에 도전해 당당히 선발되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한쪽 팔이 없는 미인대회 출전자로 전 세계에 충격을 준 미스 아이오와 대회 우승자인 니콜 켈리(23)다.

그녀는 선천적으로 왼쪽 팔뚝 및 손이 없는 기형아로 태어났다. 그녀는 어린 시절 ‘왜 팔이 없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상어에게 물려서”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당당한 그녀의 모습과 외모에 심사위원들은 그녀를 우승자로 지목했고, 그녀의 선발 사실은 화제가 됐다.

켈리는 수상 후 대회 공식홈페이지에 “내가 자라면서 남들과 다르다는 것, 그리고 나를 쳐다 보는 사람들을 피해 다녔었다. 하지만 나 자신이 그런 것들에 대해 ‘아니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장애인들도 당당한 삶을 살기를 강조했다.

미스 아메리카 대회는 2012년에도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알렉시스 와인먼이 '미스 몬태나'로 처음 출전한 바 있다. 지난 1994년 '미스 앨라배마'였던 헤더 화이트스톤은 청각 장애에도 불구하고 미스 아메리카로 발탁됐다.

16일 미스 USA로 선발된 에린 브래디(25)는 알코올 중독을 이기고 자수성가한 인물로 화제다. 미스 코네티컷 출신인 브래디는 미모와 함께 힘겨운 가정사를 이긴 점이 높게 평가됐다.

브래디는 대회에서 어린시절 알코올중독에 빠진 부모를 둔 그녀는 자신 또한 알코올 중독에 빠졌다고 고백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힘겨운 가정사를 이기고 코네티컷 주립대에서 재무회계 및 법학을 전공한 그녀는 졸업 후 현재 프루덴셜 그룹 하트포트 지점에서 회계사로 재직 중이다. 향후 대학원에서 MBA를 전공하고 싶다는 그녀는 "알코올 중독 부모를 둔 아이들의 절반이 이 같은 중독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들을 지원하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전했다.

지난해 미스 플로리다로 발탁된 코너 보스 또한 시각 장애인이었다. 그녀는 생후 6개월에 눈에 발생한 혈관 종에 이어진 스타르가르트라는 희귀병으로 사실상 시각을 상실했다.

하지만 학창시절 체조선수로 활동한 그녀는 당당히 미스 플로리다로 선발, 미스 USA에 출전하면서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미스 USA와 미스 아메리카는 매 대회마다 화제를 낳고 있다. 이렇게 화제가 된 출연자들은 활동을 끝낸 뒤에도 한국의 그것 같은 ‘연예인’이 아닌 자신의 분야로 돌아가는 점 또한 한국의 미인대회와 다른 점이다.

[감동을 준 미인대회 출전자들. 니콜 켈리, 에린 브로디, 코너 보스. 사진 = 페이스북 및 미스USA 홈페이지]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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