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엔딩에 얽힌 또 다른 비밀

* 이 기사에는 영화에 대한 주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신세계'의 엔딩은 인상깊다.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이 엔딩은 활어처럼 파닥거리는 자성(이정재)과 정청(황정민)의 청춘이 담겨있다. 어째서 정청이 마지막 순간 자성을 살리는 선택을 한 것인지, 또 자성이 정청에게 가진 감정이 무엇인지를 명백하게 제시해주는 이 엔딩신은 모델이 된 작품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이정재가 출연했던 1998년작 '태양은 없다'.

'신세계'의 의상을 담당한 조상경 의상감독은 "당초 여러 버전의 엔딩이 있었는데, 현재의 엔딩은 급작스럽게 추가된 장면이었다"며 말을 시작했다. 여기까지는 이미 알려진 사실.

고민 끝에 자성과 정청의 과거를 보여주기로 마음 먹은 박훈정 감독의 의지를 전달받은 조상경 감독은 '사나이들의 우정'을 어떤 의상으로 그려나갈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순간 조상경 의상감독의 뇌리에 스친 영화는 '태양은 없다'. 조상경 감독은 "영화 '태양은 없다'의 팬으로서 개인적인 욕망이기도 했고, '태양은 없다'에서 보여준 청춘의 느낌이 '신세계'에 엔딩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과 통하는 점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콘셉트를 전달받은 이정재의 반응은 어땠을까? "정재 씨도 너무 좋아하며 자신의 옷을 직접 가져와보겠다고도 했다. 또 황정민 씨는 그때 정우성 씨가 입은 것과 비슷한 느낌의 꽃남방을 착용했다."

조상경 감독은 "이정재 씨는 웃는게 너무나 예쁘다. '신세계'의 엔딩 신을 보면서 다시금 그가 가진 젊은 청춘의 이미지를 확인했다"고도 말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정재가 '신세계'를 통해 '태양은 없다' 이후 또 다른 대표작을 만들어냈다는 평을 얻었다는 점. 대표작 속의 대표작이 된 셈이다.

[사진='신세계' 엔딩에 참고가 된 '태양은 없다' 스틸]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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