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김소현, 웬만한 20대 여배우보다 낫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1999년생, 중학교 1학년의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배우 김소현의 연기력이었다.

7일 첫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보고싶다'(극본 문희정 연출 이재동)에서 김소현은 어린 이수연을 맡아 어린 한정우 역의 배우 여진구와 함께 첫사랑의 애절함과 설렘을 연기했다.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통해 인정받은 여진구의 연기력도 훌륭했지만, 김소현도 어린 나이답지 않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이수연 캐릭터를 표현해 첫 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로부터 구타 당할 때의 겁에 질린 표정, 처음 만난 정우가 '살인자의 딸'인 자신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네자 정우의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나, 몰라?"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던 목소리, 어머니한테 정우의 존재를 수다스럽게 떠벌리던 순간의 눈빛, 동네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오열하던 눈물, 정우에게 비참한 자신의 모습을 들켰을 때의 좌절감, 그럼에도 "살인자 딸 이수연, 나랑 친구하자"라고 하는 정우의 말에 크고 동그랗게 되던 눈까지 김소현은 매 장면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줬다.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짝패', '해를 품은 달', '옥탑방 왕세자' 등 숱한 작품들을 거치며 다진 연기력이 드디어 빛을 발한 '보고싶다'의 김소현이었다.

특히 김소현은 여러 작품에서 어떤 성격의 역할이든 가리지 않고 소화하는 능력을 보여줬는데, 이는 한국 연예계에도 커다란 발견이라고 볼 수 있다. '해를 품은 달'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 김유정과 더불어 김소현 등 연기력이 각광 받는 10대 초반 여배우들의 등장은 20대 여배우 기근 현상에 시달리는 현실 속에서 앞날을 생각했을 때 큰 수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 젊은 여배우들이 연기력으로 주목 받기보다는 극 중 캐릭터가 지닌 이미지로 대중에 어필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상황이라 이처럼 외모뿐 아니라 연기력까지 탁월한 수준의 여배우가 나타났다는 건 여러모로 중요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

[MBC 새 수목드라마 '보고싶다'의 어린 이수연 역의 김소현.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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