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약화된 LG, 예견된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프로야구 팀별 결산-LG 트윈스(7위, 57승 4무 72패)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57승 4무 72패로 정규시즌을 마친 LG 트윈스는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전력 약화로 인해 LG의 꼴찌 추락을 점치는 이들도 많았지만, 봉중근의 부상 이전까지 '5할 본능'을 유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무리에 공백이 생기자 급격히 추락한 LG는 결국 7위로 시즌을 마감하고 말았다.

1990년 LG 트윈스로 이름을 바꾼 뒤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LG는 1990년대를 힘차게 열었다. 이후 압도적인 전력으로 일군 1994 한국시리즈 우승, 1997-1998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등 LG는 90년대 한국시리즈에 네 번 올라가 두 번 정상에 올랐다. 90년대 LG는 상대에게 두려운 존재였다.

하지만 2002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이승엽과 마해영에게 백투백 홈런을 내주고 패한 뒤 LG는 10년간 한국시리즈는 커녕 포스트시즌 무대도 밟지 못하고 있다. LG가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하는 기간 동안 삼성 라이온즈(2005, 2006, 2011)와 SK 와이번스(2007, 2008, 2010)는 한국시리즈 우승만 3번씩을 거뒀고, 지금은 사라진 현대 유니콘스도 2007년 이전까지 두 차례 우승(2003, 2004)을 맛봤다.

사실 올해의 가을잔치 진출 실패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이택근이 떠나며 큰 족적을 남기지 못한 '빅5'가 해체됐고, 조인성(SK)의 FA 이적으로 안방은 빈방이 됐다. 경기조작 사건으로 인해 지난해 13승을 올린 박현준까지 빠진 채로 시즌을 맞게 됐다. 심수창과 함께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박병호가 홈런왕으로 성장할 동안 그 댓가로 받은 송신영(FA 한화 이적)과 김성현(경기조작)은 LG 유니폼을 입은지 1년도 되지 않아 팀에서 사라졌다.

그래도 뚜껑을 연 뒤 6월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1군 감독으로 첫 시즌을 맞은 김기태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팀을 꾸준히 중상위권에 머물게 했다. 벤자민 주키치가 나온 경기는 대부분 팀의 승리로 끝났고, 나머지 선발 투수들도 잘 버텨주었다. 불펜에는 유원상-봉중근으로 이어지는 필승 라인이 생겼다.

하지만 이진영이 수비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고, 봉중근마저 블론세이브 후 오른손에 부상을 입고 이탈하자 팀이 급격하게 내리막을 걸었다. 투타의 핵심이 빠지자 타선과 불펜 전체가 약해졌다. 리드를 잡은 경기는 쉽게 지킬 수 없게 됐고, 뒤지는 경기에서 추격과 역전을 할 수 있는 힘도 잃었다.

선발진의 핵심인 외국인 투수들은 엇박자를 냈다. 주키치는 후반기에 에이스로서의 위용을 잃었고, 레다메스 리즈는 시즌 초 마무리 자리에서 실패를 겪은 뒤 후반기가 되어서야 힘을 내며 기대에 부응하기 시작했다.

7위에 머문 가운데 이번 시즌을 통해 얻은 수확이 있다면, 비교적 많은 기회를 부여하며 유망주들을 성장시켰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시즌 초 붙박이 선발로 기회를 얻었던 임찬규의 성장이 정체되며 시즌 말미에만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아쉽지만, 다른 젊은 선수들 가운데서는 성장한 선수들이 꽤 있었다.

조인성의 보상 선수로 LG에 입단한 임정우와 경찰청에서 돌아온 좌완 이승우, 루키 최성훈 등은 다음 시즌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선수들이다. 타자 중에서는 정의윤과 오지환의 성장이 눈에 띈다. 특히 오지환의 경우 향후 20-20을 노릴 수 있는 재목이다. 유망주는 아니지만, 긴 재활의 터널을 지나 마운드로 복귀한 82년생 투수 신재웅도 좋은 피칭으로 2013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고정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겼다.

[LG 트윈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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