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경 의원, "변절자" 막말논란 사과 불구 반응 '냉담'

[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이 탈북자 대학생에게 "변절자 XX"라고 막말을 했다는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지만 다수의 네티즌들은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임수경 의원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과 탈북청년연대 백요셉 사무국장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임 의원은 "지난 1일 발언과 관련한 모든 논란은 저의 불찰로 인한 것"이라며 "제 부적절한 언행으로 상처를 입었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하태경 의원과 오늘 오전 전화통화를 통해 오해를 풀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당사자인 백요셉 씨와도 별도의 자리를 통해 직접 사과의 말을 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임 의원은 발언 경위에 대해 "새로 뽑은 보좌진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탈북청년이 제 보좌관들에게 '북한에서는 총살감'이라는 말을 한 것에 대해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서 나온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변절자'라는 표현 역시 저와 학생운동과 통일운동을 함께 해 온 하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간 것에 대해 지적하는 것 이었을 뿐"이라며 "탈북자 분들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임 의원의 공식 사과에도 불구하고 많은 네티즌들은 SNS를 중심으로 그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비난하고 나섰다. 한 네티즌은 "임수경은 어느 나라 국회의원일까. 북에 갈 때도 한국의 실정법을 위반하며 넘어갔던 사람이 법을 만드는 기관인 국회에 의원으로 들어간 것만 해도 이해가 안되는데…"라고 했고, 일부 네티즌들은 "민주통합당은 임수경을 탈당 조치시켜야 한다", "국회의원은 사상논쟁 이전에 사상이 분명해야 한다. 국회의원에서 제명시켜야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또 "탈북자들은 굶주림에 살아보려고 탈북했다가 사선을 넘어 남한까지 왔는데 북한의 변절자라 불리고 있고 남한을 변절해 김일성의 품에 안긴 임수경은 국회의원이라 불리고 있다. 이게 정상적인 나라인가?"라고 하는 가 하면, "임수경이 탈북자에게 근본도 없는 탈북자, 변절자라고 과격한 욕설을 했다는데 도대체 누구에게 변절했다는 말인가? 북괴 3대 세습독제에게 변절했다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종북좌빨의 본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는 글들도 눈에 띄었다.

이밖에 "임수경이 하태경보고 변절자라고 한건 하태경이 새누리에 붙은 것을 보고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탈북학생이 임수경을 자극한 건 사실이고, 막말에 막말로 대응한 것도 이해한다. 면전에서 총살 운운 했는데 어찌 웃고 넘어가겠나", "개인의 사상을 가지고 비판할 마음은 없다"라는 의견을 보이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반면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4일 오전 '거짓이 아닌 진실한 사과를 바란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임 의원의 사과는 진정성이 없으며 이중플레이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진심어린 해명과 사과를 촉구했다.

한편 탈북대학생 백 씨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임 의원이 이날 저녁 자신에게 "야~ 이 개XX, 개념 없는 탈북자 XX들이 어디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기는거야?", "대한민국 왔으면 입 닥치고 조용히 살어 이 변절자 XX들아"라는 등의 폭언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백 씨에 따르면 백 씨와 임 의원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만나 핸드폰으로 사진을 함께 촬영했다. 이에 한 웨이터가 갑자기 "잘못된 사진만 삭제하겠다"며 백씨의 핸드폰 사진을 넘겨받아 사진을 모두 삭제했다. 놀란 백씨가 웨이터에게 항의하자 그는 "임 의원 보좌관들의 요구였다"고 설명했다.

백 씨가 보좌관들에게 불만을 토로하자 임 의원은 "나에게 사소한 피해가 갈까봐 신경 쓴 것이라 이해하라"고 말했다. 임 의원의 대답에 백씨가 "이럴 때 우리 북한에서는 어떻게 하는 지 아시죠? 바로 총살입니다. 어디 수령님 명하지 않은 것을 마음대로 합니까?"라고 농담조로 개그를 던지자 임 의원이 격분해 이 같은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 대학생을 향한 폭언이 논란이 되자 공식 사과한 임수경 의원. 사진출처 = 임수경 의원 트위터]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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