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유격수 3할·30홈런·100타점 도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강정호가 유격수로서 3할 30홈런 100타점이 가능할까.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3할-30홈런-100타점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총 16명이다. 이 중 이승엽(삼성)이 가장 많은 5회를 기록했고, 심정수(전 삼성)가 3회, 마해영(전 삼성), 펠릭스 호세(전 롯데), 타이론 우즈(전 두산)가 2회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2009년 최희섭과 김상현(이상 KIA), 2010년 이대호(오릭스)에 이어 2011년에는 최형우(삼성)가 마지막으로 3할-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한 타자로 기록돼 있다.

이런 대기록에 올 시즌에는 넥센 강정호가 도전한다. 강정호는 16일 부산 롯데전서 시즌 12호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시즌 102타수 35안타 타율 0.343, 12홈런 28타점을 기록중이다. 타율은 4위, 홈런과 타점은 당당히 선두다. 참고로 아직 국내에서 풀타임 유격수가 3할-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적은 없다. 1991년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장종훈도 유격수로 뛰었지만, 지명타자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반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가 8차례 기록했었다.

▲ 별명처럼 된다

강정호의 별명은 K-로드다. A-로드(알렉스 로드리게스)를 빗대 표현한 말이다. 본인도 이 별명을 가장 마음에 들어 한다. 올 시즌 들어 별명에 걸맞은 활약을 하고 있다. 다부진 체격이지만, 결코 우람한 체격이 아님에도 장타를 펑펑 날리는 모습이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똑같다. 타고난 손목의 힘이 좋고 스윙 스피드가 빠른 덕분에 홈런과 장타를 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이제껏 기복이 심해 2009년 타율 0.286 23홈런 81타점을 기록한 뒤 2010년에는 타율 3할을 달성했지만, 12홈런 58타점에 그쳤고, 2011년에는 9홈런 63타점에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시즌 한 달 반이 지난 현재 홈런은 지난해 기록을 넘어섰고, 타점은 절반을 채웠다. 강정호는 지금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산술적으로 53홈런 124타점이 가능하다. 물론 각종 변수를 가정할 경우 30홈런 100타점이 현실적인 목표가 될 것이다. 진정한 한국의 알렉스 로드리게스에 도전하는 것이다.

▲ 체력 관리, 슬럼프 극복이 과제

그간 유격수 출신들이 번번히 타격 부문 타이틀 문턱에서 넘어졌을 때 가장 큰 원인은 체력적인 부담이었다. 유격수는 내야에서 가장 움직임이 많고, 두뇌회전도 많은 포지션이다. 수비 비중이 크다보니, 시즌 초반 타격 페이스가 좋더라도 막판으로 갈수록 페이스가 떨어지는 케이스가 많았다. 강정호 역시 체력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타자라면 누구나 찾아오는 슬럼프와 투수의 견제를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더구나 강정호는 타격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 유독 오래가는 경향이 있었다. 올 시즌에는 아직 슬럼프라는 게 보이지 않는다. 그간 숱한 장타자들을 길러낸 박흥식 타격 코치의 지도 하에 기술적, 정신적으로 성장했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예년과는 달리 4번타자 박병호와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강정호의 유격수 최초 3할-30홈런-100타점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

[유격수 최초 3할-30홈런-100타점에 도전하는 강정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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