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육개장', 애벌레 발견 '충격'…농심측 "도의적 책임 느껴"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농심의 컵라면 '육개장'에서 애벌레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22일 대전일보는 "농심의 '새우탕'에서 애벌레가 발견된지 1주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육개장'에서 또 벌레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대전일보에 따르면 대전 서구 갈마동에 사는 이모씨는 21일 집 근처 슈퍼마켓에서 벌레가 발견된'육개장'을 구입했다고 한다. 이씨는 "딸 아이가 뜨거운 물을 부으려고 컵라면을 개봉 했더니 라면 사이로 벌레 몇 마리가 꿈틀거리는 것을 보고 기겁 했다"며 "자세히 보니 라면 용기 안에 벌레가 득실거려 테이프로 봉해놨다"고 말했다.

이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면발 사이로 누런색의 애벌레 모습이 뚜렷하게 목격되고 있으며, 라면 아래쪽에는 애벌레의 배설물과 알로 보이는 검은 물질과 거미줄 등 이물질이 상당수 발견된다.

애벌레가 발견된 '육개장'은 2010년 12월 20일까지 유통기한이 두 달여 정도 남아있는 상태였다

이씨는 애벌레 발견 후 곧바로 농심 고객센터에 연락을 해 2시간 뒤 영업사원이 방문했으나 추후 결과를 통보해 주지 않을거란 생각에 제품 수거는 거부하고 사진 촬영만 허락했다. 이씨에 의하면 이후 농심 측으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없었다고 한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에도 대전 서구 관저동에 사는 정모씨가 구입한 농심 '새우탕면'의 밀폐용기 바닥에서 애벌레가 발견돼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정씨는 농심 측이 사건을 무마시키려는 시도를 했다고 밝혀 더욱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제품을 수거해 의뢰해야 하나 고객이 거부해 사진만을 식양청과 고려대학교 생명자원연구소에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여러 정황상 화랑곡 나방의 애벌레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어 "화랑곡 나방의 유충은 이빨도 있어 간단한 포장지 뿐 아니라 얇은 나무와 플라스틱까지 뚫을 수 있다. 고객들이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해 처음에는 애벌레가 제품 안에서 발견된 것에 놀라지만 화랑곡 나방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면 이내 이해한다. 이모씨도 우리가 설명을 했더니 이해해 현재 원만히 해결됐다"고 전했다.

또한 "이런 경우 제조과정이 아닌 유통과정에서 애벌레가 침투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대형매장은 창고 관리와 적재 방법 등에서 많이 연구해 이러한 문제를 통제하지만 동네 슈퍼마켓은 대형매장만큼 제품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슈퍼마켓 사장들을 대상으로 적재 방법 등에 대해 교육을 하지만 일단 소매점에서 제품을 사가는 순간 그 제품은 소매점의 책임 하에 있게 된다. 우리는 농심의 이름으로 제품이 팔리기에 도의적인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농심은 이미 지난 2008년에도 '새우깡'에서 쥐머리가 발견돼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거듭 과자와 라면 등에서 개미, 벌레 등 이물질이 발견되는 등 개선의 노력이 보이지 않아 농심 측을 상대로 한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농심 '육개장' 컵라면. 사진 = 농심 홈페이지]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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