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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서기 2045년, 암울한 현실과 달리 가상현실 오아시스에서는 누구든 원하는 캐릭터로 뭐든지 할수 있는 세계가 펼쳐진다. 어느날 오아이스의 창시자인 괴짜 천재 제임스 할리데이(마크 라이런스)는 가상현실 속에 숨겨둔 3개의 미션에서 우승하는 사람에게 오아시스의 소유권과 막대한 유산을 상속한다는 유언을 남기고, 80년대 대중문화 속에 힌트가 있다고 알린다. 제임스 할리데이를 선망했던 소년 웨이드 와츠(타이 쉐리던)가 우여곡절 끝에 첫 번째 수수께끼를 푸는데 성공하자, IOI라는 거대기업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추격에 나선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은 끝내주게 재미있는 가상현실 어드벤처의 신세계를 담아낸다. 셀 수 없이 많이 등장하는 80년대 대중문화 아이콘이 등장할 때마다 객석에선 탄성과 웃음이 터졌다. 전자는 유년 시절의 추억을 소환해준데 대한 고마움이고, 후자는 미션을 풀어내는 스토리와 대중문화 아이콘이 절묘하게 만나면서 빚어지는 즐거움이다.
영화가 시작하면 웨이드 와츠가 철거촌의 꼭대기 방에서 여러 단계를 거쳐 지상으로 내려온다. 마치 고대의 영웅이 하강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크게 보면 이 영화는 허공(가상현실)에서 지상(현실)으로 안전하게 착지하는 이야기다.
극 초반부 뉴욕에서 펼쳐지는 레이싱부터 입이 쩍 벌어진다. ‘백 투더 퓨처’의 드로이안, 아키라에 등장했던 카네다의 바이크, ‘매드맥스’의 인터셉터, ‘스피드 레이서’의 마하5, ‘A특공대’의 승합차, 그리고 1966년 배트모빌이 벌이는 경주는 그야말로 숨이 막힌다.
빌딩에서 킹콩이 쫓아오고, 중요한 순간에 건담이 등장하는가하면 ‘쥬라기공원’의 T-렉스가 포효한다. 배트맨, 조커, 건달프, 처키, 프레디, 라라 크로프트, ‘오버워치’의 트레이서, ‘스트리트 파이터’의 춘리, 블랑카, 사카트, 류 등의 아이콘이 스크린에서 활보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대중문화를 조금이라도 아는 영화팬이라면 심장이 두근두근할 것이다.
스탠리 큐브릭의 걸작 호러무비 ‘샤이닝’을 미션 수행의 결정적 단서로 활용한 점은 ‘신의 한 수’였다. 섬뜩한 모습의 쌍둥이, 강물처럼 쏟아지는 핏물, 빠져나오기 힘든 미로 정원 등에서 펼쳐지는 액션은 기발하면서도 흥미진진하다. 세 단계 미션을 치밀하게 설정한 스토리가 탄탄하고, 웨이드 와츠를 비롯한 5명의 주인공이 협력을 통해 풀어가는 과정 역시 짜릿한 쾌감을 전한다.
모션 캡처, 라이브 액션, 컴퓨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기술로 구현한 가상현실은 실제 게임에 참여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게임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환호성을 지를 것이다.
웨이드 와츠가 지상으로 내려올 때 흐르는 음악은 반 할렌의 ‘점프’다. 이 노래의 전주를 듣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당신의 ‘점프’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제공 = 워너브러더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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