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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불행 중 다행 같은 건 없다. 불행은 그냥 불행한 거다."
JTBC 새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극본 유보라 연출 김진원)가 첫 회부터 대참사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이강두(이준호)와 하문수(원진아)의 트라우마를 담아냈다.
11일 밤 방송된 '그냥 사랑하는 사이' 1회는 하문수의 꿈으로 시작됐다. 2005년, 어린 하문수는 백화점 붕괴사고에 휘말렸다. 사고 현장에는 하문수와 어린 동생이 함께 있었다. 붕괴에 휘말린 동생. 잠에서 깬 하문수는 "꿈이다. 내가 어떻게 해도 끝이 늘 똑같은 꿈"이라고 독백했다.
건축모형물을 만드는 모형제작자인 하문수는 허술한 설계를 결코 용납하지 않았다. 붕괴사고의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문수는 당차게 설계도면의 문제를 지적했고, 이 과정에서 건축사무소 소장인 서주원(이기우)과 인연을 맺었다.
이강두(이준호) 또한 붕괴사고의 생존자였다. 부모도, 학력도, 기술도 없는 그는 뒷골목 청춘으로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었다.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사고의 후유증이었다. 하문수와 이강두는 창문이 없는 공간에 머무는 것을 불안해했다. 하문수는 엘리베이터를 두고 굳이 계단을 이용했고, 이강두는 사고 당시 무릎 부상 때문에 젊은 나이에도 누구보다 빨리 비가 내릴 것을 예측했다. 하문수는 사고 당시 홀로 살아남은 것에 대해 어머니로부터 원망을 받았던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또 이들은 끊임없이 악몽에 시달렸다.
사고 당시 세상을 떠난 동생의 생일. 하문수는 생일케이크에 혼자 불을 붙인 뒤, 길을 나섰다 건달들에게 폭행을 당한 이강두와 마주쳤다. 하문수는 다친 이강두를 치료했다.
다음날, 깨어난 이강두는 과거 붕괴사고가 있었던 장소에서 진행되고 있는 건설현장에 찾아갔다. 하문수 또한 서주원과 함께 이 공사에 관련된 일을 하게 됐다. 그리고 두 사람은 건설현장에 사고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비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렇게 큰 사고인데 사망자가 48명 밖에 안나왔으니 기념할 만 하지"라는 사람들의 무심한 이야기를.
그날 밤, 다시 현장을 찾은 이강두는 분노하며 망치로 추모비를 내리쳤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인생을 뒤흔든 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두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과정을 그려갈 작품이다. 첫 방송에서는 참사에서 살아남은 이강두와 하문수의 남모를 고통이 현실적으로 그려졌다. 삼풍백화점, 세월호 등 참사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던진 화두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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