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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마블은 각 영화마다 장르의 특성을 변주한다. ‘캡틴 아메리카:윈터솔져’는 정치 스릴러, ‘닥터 스트레인지’는 판타지, ‘앤트맨’은 하이스트무비, ‘스파이더맨:홈커밍’은 하이틴무비 스타일로 관객을 사로 잡았다.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로 유머 감각을 인정받았던 타이카 와이티티는 ‘토르’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 ‘토르:라그나로크’를 코믹 어드벤처 버전으로 만들었다. 마블 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웃음을 선사한다.
죽음의 여신 헬라(케이트 블란쳇)가 아스가르드를 침략하고, 세상은 모든 것의 종말 ‘라그나로크’의 위기에 처한다. 헬라에게 묠니르를 파괴당한 토르(크리스 헴스워스는 어벤져스 동료인 헐크(마크 러팔로)와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벌이면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다.
영화는 초반부에 오딘(안소니 홉킨스), 토르, 로키(톰 히들스턴)의 가족관계를 극화한 셰익스피어 연극을 슬쩍 집어넣어 아버지 오딘과 형제간에 벌어질 사건을 암시한다. 늘 티격태격 싸우던 토르와 로키가 최악의 빌런으로 귀환한 헬라에 맞서 어떻게 아스가르드를 구할 것인지가 시종 유머러스하게 펼쳐진다.
토르와 로키, 그리고 미스터리한 과거를 지닌 발키리(테사 톰슨), 자신의 정체성을 잠시 망각한 헐크가 각자의 이해관계를 누그러뜨리고 ‘리벤져스’ 팀을 결성해 헬라의 가공할만한 파괴력에 대항하는 과정은 ‘토르판 어벤져스’를 연상시키며 흥미를 유발한다.
2년전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사라진 헐크가 사카아르 행성의 검투사로 활약하며 토르와 맞대결을 펼치는 대목부터 ‘스타워즈’ 연상시키는 우주 비행선의 화끈한 추격전에 이르기까지 기존 마블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볼거리가 풍부하다.
특히 슬랩스틱에 가까운 코미디는 예상했던 것보다 강력하다. 서로 최강의 어벤져스라고 우기는 토르와 헐크, 믿음과 배신 사이를 오가는 토르와 로키의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대사는 웃음을 참기 힘들다.
‘닥터 스트레인지’ 쿠키 영상에서 예고한대로,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등장도 반갑다. ‘토르:라그나로크’ 쿠키 영상은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와 연결되며 새로운 궁금증을 자아낸다.
‘토르:라그나로크’는 마블 특유의 경쾌한 리듬을 좋아하는 영화팬이라면 만족할만한 영화다. 특히 ‘헐크 스매쉬’가 그리웠던 팬들이라면.
[사진 = 마블]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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