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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김희선과 김선아가 자신들의 인생 캐릭터를 새로 썼다.
19일 밤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극본 백미경 연출 김윤철) 마지막회가 방송됐다.
이 드라마를 보며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점은 ‘품위있는 그녀’를 선봉에서 이끌어 간 김희선과 김선아의 명불허전 연기력일 것. 김희선이 진정한 우아함을 보여주며 명을 책임졌다면, 김선아는 거칠고 상처 입은 모습으로 암을 가득 채웠다.
김희선은 그동안 연기파 배우보다는 스타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도 그럴 것이 데뷔 후 한 순간도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었다. 연기에 대한 평이 작품에 따라 갈리기는 했지만, 화려한 스타의 이미지 때문에 연기력이 저평가된 것도 사실이다.
‘품위있는 그녀’는 그의 범접할 수 없는 스타 이미지와 연기가 완벽히 맞아 떨어진 작품이다. 김희선이 연기한 우아진 캐릭터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온 몸에서 품위가 발산되는 인물. 이런 우아진이 김희선이라는 배우와 만나 더 생동감 있고 기품 있게 그려졌다.
연기도 빼 놓을 수 없는 부분. 초반 임팩트 있는 박복자라는 캐릭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빛을 덜 보기는 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절제된 섬세한 연기가 드라마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며 극을 이끌었다.
김선아 역시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길이 남을 만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초반의 상처 입은 야생동물 같은 모습에서 후반 막대한 부를 가졌음에도 자신에게는 없었던 우아진의 아우라를 갈망하는 모습까지, 폭 넓은 스펙트럼으로 감탄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극 중 박복자를 죽였던 진범으로 밝혀진 안운규(이건우)가 말했던 ‘악마’ 같은 모습들은 찰나의 눈빛, 섬세한 표정만으로도 완벽히 표현돼 경이로움을 선사했다.
여기에 서울말과 사투리를 오가는 찰진 대사 처리와 호흡만으로도 주변의 공기를 바꾸는 연기력, 자칫 악녀에 그칠 수 있는 캐릭터를 더욱 연민 가도록 그려낸 그의 내공이 ‘역시 김선아’라는 감탄을 불러 일으켰다.
이런 두 사람의 모습은 김희선과 김선아에게 대중의 인정과 행복한 기억을 선사했다는 것 외에도 이전까지 복귀 성적이 좋지 않았던 원조 스타 여배우들의 자존심을 세워줬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들이 씁쓸한 결과를 안았던 상황에서 원조 스타의 건재함을 보여준 두 사람이 있었기에 다시 한 번 또 다른 이들의 복귀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JTBC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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