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타이브레이커 도입, 김인식호에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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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인식호로선 나쁘지 않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 조직위원회가 2017년 대회 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내년 WBC가 예전 대회와 다른 건 1~2라운드에 타이브레이커가 도입된 점이다. 1~2라운드 직후 조 2위가 두 팀일 경우 별도의 타이브레이커 게임을 치러 2위 주인공을 가린다.

1~2라운드 방식은 2013년 대회와 같다. 4개 국가가 풀리그를 치러 순위를 가린다. 그러나 2013년 대회에는 동률일 경우 TQB(Team Balance Quality)로 순위를 가렸다. TQB는 (득점/공격이닝)-(실점/수비이닝)을 의미한다. 2017년 대회에는 TQB가 사라진다.

TQB는 똑같이 9이닝 동안 공격과 수비를 했다면 득실차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야구는 말 공격 팀이 8회말까지 앞설 경우 9회초에 경기를 끝낼 수 있다. 실제 한국은 2013년 대회서 대만, 네덜란드와 똑같이 2승1패로 1라운드를 마쳤다. 대만과의 1라운드 최종전서 무조건 5점차로 이겨야 했다. 말 공격을 했던 한국은 8회말 1-2로 뒤지다 강정호가 역전 투런포를 날렸다. 그러나 추가점을 뽑지 못해 8회말 공격을 끝으로 탈락이 확정됐다.

불합리한 제도였다. 만약 당시 한국이 대만에 TQB 계산상 3~4점차로 이겨도 2라운드에 나갔다면, 9회초에 고의로 1점을 내주고 9회말에 한꺼번에 3~4점을 따내는 전략을 썼을 수도 있다. 물론 끝내기 홈런만이 해답이라 9회초에 고의 실점할 확률은 낮았다. 어쨌든 꼼수의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에서 좋은 제도라고 볼 수는 없었다.

WBC 조직위원회도 이 부분을 간파, 내년 대회부터 없애기로 했다. 이로써 조 2위 결정을 깔끔하게 내릴 수 있게 됐다. 참가국들은 굳이 득점과 실점을 따지기보다 매 경기 승패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럴 경우 크게 이기거나 지는 경기서 주축 투수들을 아껴 다음 경기에 대비하는 효율적인 마운드 운용도 기대된다. TQB로 순위를 가릴 경우 경기흐름이 일찌감치 넘어간 뒤에도 쉽게 다음경기에 대비할 수 없었다. 승패를 떠나서 무조건 1점이라도 더 뽑고 1점이라도 덜 내줘야 했다.

어쨌든 한국으로선 TQB가 없어진 게 나쁘지 않다. 한국은 최근 국제대회서 우완 선발이 약했다. 내년 WBC 역시 마찬가지. 김인식 감독은 WBC 특유의 투구수 제한 룰을 의식, 굳이 불안한 우완 선발투수 대신 불펜 투수들의 물량을 늘렸다. 투수엔트리 13명 중 전문 불펜투수만 7명이다. 선택과 집중이 가능한 구조다.

또한 내년 김인식호는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로 구성된다. 개개인의 행선지와 부상 여부에 따라 엔트리가 바뀔 가능성은 남아있다. 그렇다고 해도 전력의 기본 뼈대는 베테랑들이 잡을 가능성이 크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 경기를 풀어갈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1라운드는 한국의 홈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혹시 한국이 1라운드서 타이브레이커 게임을 치러도 심리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김인식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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