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벨루오리존치 안경남 기자] 손흥민(24,토트넘)이 눈물을 흘렸다. 그는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14일 오전 7시(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서 0-1로 석패하며 4강 진출이 아쉽게 좌절됐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은 추가시간을 주지 않은 심판을 향해 달려가 항의했다. 그만큼 승리가 절실했다. 그리고 그대로 경기장에 드러누워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2년 전 브라질월드컵이 떠올랐다.
믹스트존에 나타난 손흥민의 얼굴은 붉게 상기 돼 있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어렵게 입을 연 손흥민은 “다들 고생했는데, 너무 아쉬운 결과 남겨서 형들에게 미안하고 코칭스태프, 후배들,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심판을 향해 달려간 것에 대해선 “조금이라도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았다”고 답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손흥민은 “아쉬움보다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너무 미안해서 동료들의 얼굴을 못 봤다”고 했다.
브라질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임하는 손흥민의 각오는 남달랐다. 그는 지난 달 31일 브라질 입성 당시 “이곳에 오니 2년 전 눈물을 흘린 게 생각났다”며 “브라질 월드컵 이후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리우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그는 누구보다 올림픽을 착실히 준비했다. 소속팀 토트넘의 프리시즌 기간에도 올림픽에 맞춰 몸을 끌어올렸다. 손흥민의 시계는 리우에 맞춰져 있었다.
이 뿐 만이 아니다. 장시간의 비행과 시차도 빠르게 적응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손)흥민이가 일부러 비행기에서 잠을 안자고 시차를 맞췄다”고 귀뜸 했다.
신태용호의 ‘우리 형’으로 불리는 손흥민은 조별리그부터 득점포를 가동했다. 피지전에는 교체로 들어와 첫 골을 기록했고 ‘전차군단’ 독일과의 경기에선 환상적인 골로 독일을 패배 직전까지 몰았다. 손흥민의 존재감은 기대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북중미 복병’ 온두라스와 경기에서 여러 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나거나 상대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에 가로막혔다. 전체적으로 운이 따르지 않았다. 손흥민 스스로 답답했다. 슈팅이 빗나갈 땐 경기장 잔디를 걷어차며 분노했다.
그 사이 한국은 온두라스에게 역습을 허용하며 선제골을 허용했다. 그리고 경기는 그대로 한국의 패배로 끝이 났다. 그리고 손흥민은 또 다시 눈물을 흘렸다.
[사진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